대학교에 처음 입학했을 때, 나는 새로운 시작과 무한한 가능성에 들떠 있었다.
그러나 이 기대감은 곧 술과 게임이라는 강력한 유혹으로 인해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
대학 1학년의 나는 학업보다는 술독에 빠져서 신세한탄을 하거나 게임방에서 시간을 '죽이는데' 할애했고, 이는 곧 제대로 된 목표 없이 시간을 흘려보내는 결과로 이어졌다.
당시에는 취업에 대한 압박이 지금만큼 크지 않았고, '군대 다녀오면 모든 게 해결될 것'이라는 생각이 만연해 있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나는 인생의 중요한 고민과 방황을 한다는 핑계로 학업을 등한시했다.
나는 대학생활의 초반을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아가는 과정이라 여겼다.
그러나 이 과정은 자기 계발 서적에서 읽은, 다소 왜곡된 믿음에 의존하게 되었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아야만 진정한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 믿음은 내가 시간을 허비하는 것을 정당화하는 데 사용되고 이런 생각에 사로잡혀 나는 실체를 알 수 없는 '하고 싶은 일'과 '행복'에 사로잡혀 귀중한 시간을 허비하게 만들었다.
이런 고민은 비슷한 고민을 가진 친구들과의 술자리로 이어졌다.
우리는 미래에 대해 끊임없이 걱정하며, 서로의 불안을 나누었다.
하지만 우리의 대화는 건설적인 해결책을 모색하기보다는 오히려 신세 한탄에 가까웠다.
지금에 와서 그때를 돌아보면, '이미 학점은 망가졌으니, 여행을 다니거나 다른 분야의 사람들을 만나는 등, 인생에 실질적 도움이 될 경험을 쌓는 것이 낫지 않았을까?'라는 후회를 하곤 하지만 실제로 나는 술집과 게임방이라는 좁은 세계에 갇혀, 자신의 잠재력을 탐색하고 확장할 기회를 스스로 거부했다.
1학년 2학기가 시작될 즈음에 나는 군대로의 발걸음을 결심했다.
이는 도피처럼 느껴졌지만, 동시에 새로운 시작을 위한 첫걸음이라 여겼다.
공군을 선택한 것은, 비교적 자유롭고 긍정적인 환경에서 내 미래에 대해 더 깊이 고민하고, 재수를 통해 한의대에 진학하겠다는 새로운 목표를 세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군 생활 중에도 나는 내적인 고민에 사로잡혀 있었고, 공군 나름대로의 '빡센' 군 생활 탓에 실질적인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고 결국 아무런 소득도 얻지 못한 채 전역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