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 이직에 대한 경험담
본의 아니게 #이직 을 여러번 하다보니 이것저것 경험을 하게되었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이긴 하지만 몇가지 끄적여봅니다.
1. 한 번이 어렵지 두 번부터는 쉽다.
처음에 이직을 할 때는 진짜 큰일이 나는줄 알았고, 첫 회사에 뼈를 묻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했습니다.
그런데, 한 번 이직을 하고나니 두 번째 부터는 심리적 저항감이 덜하더군요.
부작용으로는... 회사를 다니다가 조금만 수 틀려도 딴데가지 뭐 하는 생각이 들어 습관성 이직을 할 수도 있습니다.
2. 기존에 하던 업무를 무시하고 새로 시작하는 것은 매우 힘들다.
사회초년생이거나 공기업 등 특이한 곳으로 가는 경우는 리셋이 가능하지만,
일반적인 사기업에서 어느 정도 짬이 찼는데, 새로운 업무분야로 넘어가는 것은 기회찾기도 어렵고 적응하기도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일단 채용하는 입장에서도 나이와 연차를 부담스러워하고 나이와 연차를 무시하고 어떻게든 이직에 성공한다고 하여도,
본인이 기존에 받던 급여와 대우를 완전히 버리지 못하면 불만이 싹트게 되는 것 같습니다.
나이를 먹어 4~50대에도 새로운 시작이 가능은 하겠지만, 제 생각에는 30대 초반이 리셋이 가능한 현실적인 나이가 아닌가 합니다.
3. 확실한 장점(워라밸, 직무만족, 직장위치 등)이 없이 어정쩡한 이유(특히 애매한 연봉상승)로 이직을 하면 반드시 후회한다.
제가 연봉 천만원 정도 높여서 이직을 했는데, 나중에 계산해보니 사내복지나 이것저것 등에서 거의 차이가 없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순혈과 굴러들어온 돌 사이의 보이지 않는 차별, 적응하는데 소모된 심력과 시간 등을 따져보면 오히려 손해본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내가 꼭 직장을 바꿔야 하는 이유가 없이 애매한 마인드로 이직하면 후회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4. 퇴직과 입사 사이에 많은 고난과 역경이 생길 수 있다.
우선... 현 직장의 퇴직절차를 확실히 알아놔야 합니다. 쿨하게 보내주는 회사는 거의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 좋은게...
인사, 노무, 총무, 재경, IT, 보안 등 회사 위주의 복잡한 절차를 고려하면 규모가 큰 회사의 경우 최장 한달까지 퇴직에 시간이 소요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새로 입사하게 될 회사도 쿨하게 당신이 원하는 때 입사해도 된다고 하는 회사가 별로 없습니다.
ASAP이던가... 아니면 자기들이 정해놓은 경력입문교육기간에 맞춰 입사하라고 강요하게 되는데, 이 경우도 최종합격 통보 후 짧으면 보름 이내에 진행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최종합격도 안 했는데, 퇴직절차를 밟는 것은 매우 위험하기 때문에 보통 최종합격 발표 직후 퇴직절차를 밟는데...
한가지라도 꼬이기 시작하면 사람 피말리는 상황이 나옵니다.
여기서 뒤집어 엎고 깽판을 치면 후회하는 경우가 생기기 때문에, 핑계를 대고 우는소리를 해서라도 현직장의 사람들과 좋게좋게 나오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새회사의 입사일을 정할 때도 새회사 인사팀에게 최대한 아쉬운 소리를 해서 입사일에 여유를 주는 것이 유리합니다.
5. 잦은 이직은 인사팀의 눈 밖에 날 수 있다.
제가 인사담당자가 아니기 때문에 정확한 룰은 알 수 없지만,
이직횟수가 어느 정도를 넘어가게 되면 서류전형 수준에서 커트를 당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테스트를 해보니... 1~2회 이직 경험까지는 흠이 아닌데, 3회 이상 이직횟수가 있으면 서류커트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3회 이상 이직이 넘어가면 차라리 기간이 짧은 직장경력은 공백기간으로 두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습니다.
6. 첫 직장이 이직하게 되는 직장들의 네임밸류를 정한다.
직장인들에게 점프 업하는 이직은 매우 바람직한 것이지만, 현실은 그렇게 녹록치 않습니다.
현실적으로는 수평이동이나 스텝 다운하는 이직이 더 많고, 나이를 먹게되면 이런 경향은 더 늘어나는 것 같습니다.
그러다보니 첫 직장의 네임밸류가 매우 중요한데.... 실제로 이직을 할 때, 직장의 네임밸류에 따라 경력을 몇 퍼센트 인정해줄 것인지 등급표가 있는 직장도 있습니다. 중소기업 등에서 대기업을 가게되면 중소기업에서의 경력을 100% 미만으로 인정받게 되는 경우도 허다하지요.